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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담과 비코 – 개념 분석의 개척자들 

칸트가 순수 이성 비판을 출판하기 1년 전, 1780년, 제레미 벤담은 그의 ‘허구(虛構) 이론’의 최초 요소들이 담긴 법학 ‘준비’ 논문을 썼다. 그 이론 구성의 모든 요소들은, 18세기 마지막 20년과 1832년 죽기 직전까지, 출현했던 다양한 저작에서 얻은 조각들이었다(Ogden, 1959; p.XXff를 보라). 내 알기로, 벤담은 개념에 대한 조작적 분석에 착수했고, 그렇게 내딛은 첫발은, 이후 칸트 철학의 주된 문제, ‘아 프리오리(a priori) 범주들에 대한 당연시’를 해결하도록 돕는 방향이었다. 벤담한테도, 관계 개념은 방아쇠였다: 

관계라는 생각[(觀念)의 제시] 없이, 어떤 종류에 속하든, ‘것’** 둘은 자신들을 마음에 동시에 보여줄 수 없으며, 또한 같은 대상을 다른 시간에 보여줄 수도 없다. 하여, 관계란, 허구지만, 마음에서 대상 A를 지각하며, 동시 또는 바로 다음 순간에, 대상 B의 지각을, 또는, <앞 지각이 같은 존재(現存)의 뒷 지각을 동반하는 경우로> 같은 대상 A의 지각을 얻을 때마다, 산출되어 정착된다: 다양성은 전자, 동일성은 후자에서, 관계의 이름이다. (Bendam, in Ogden, 1959; p.29)

** 벤담은 ‘entity’이라는 용어를 오늘날 우리가 ‘아이템(項)’이라 부르는 것으로, 다시 말해, 지시된 ‘것’이면 무엇이든 불문하고 사용했다. (한국어에서, ‘것’의 쓰임새와 정말 똑같다. 구별된 것이면, 무엇이든, 그걸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벤담의 분석들은 그의 시대보다 100년은 앞선 것들었기에 (Ogde n, 1959; p.cli), 인정받고 더 발전되기 위해서는 한스 바이힝거(이후 절을 보라)를 기다려야 했다. 

    18세기 전반기, 영국에서 먼 곳의 또 다른 사상가는 구성주의의 가장 중요한 관념 몇몇을 내다보며 작업했다. 버클리의 ‘논문’이 출판된 1710년, 지암바티스타 비코는 나폴리에서 라틴어 배포판 De antiquiss ima Italorum Sapientia를 출판하여 인식론의 새로운 조망을 열었다. 그것은 이탈리아에서는 거의 반향을 얻지 못했고, 최근까지 영어권 세계에서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의 후기 저작에 힘입어, 비코는 역사 철학과 사회학에서 획기적 사상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비코의 지식 이론은, 그가 썼던 모든 것에 스며있지만 그것만을 위한 텍스트는 쓰지 않았기에, 그의 독자와 주석가들의 대체로 잘못된 해석으로, 주변적 호기심 정도로 취급되었다. 

    비코 역시 종교적 신앙과 계시 사안들에 대한 회의론의 침습(侵襲)에 불안했지만, 데카르트와는 철저히 견해를 달리했다. 확실한 진리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의심하는 대신, 신비적인 것을 합리적인 것에서 딱 잘라 분리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두 영역의 특징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들을 규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또한, 각 영역이 자신의 생산물을 표현할 때 쓰는 수단들을 검토한다는 탁월한 사상을 갖고 있었다. 언어는 그래서 그의 이론에서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이태리 거주민의 태고적 지혜 ’에 관한 그의 논문은 상당수 어원론적 고찰들로 시작된다. 라틴어 화자들한테, 단어들 verum(眞)과 factum(實)은** 서로 교체될 수 있었으며 오늘날 영어에서, intellegere는 ‘알다’와 완전히 똑같은 뜻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 ‘it’s true that … (그거 진짜/정말이야)’와 ‘it’s fact that … (그거 사실이야)’ 또한 서로 교차 사용될 수 있음에 주의하라.

Ratio는, 그들한테, 산술적 요소들의 합성이었고, 자체로, 사람한테 적절한, 동물보다 앞선, 재능을 뜻했다. (Vico, 1710, Ch.I, par.I,1)** 

** 나는 비코 논문, 1850년 판을 참조했다. 이 판은 포모도로(Pomodoro)의 번역뿐만 아니라, 장, 절, 명제들로 구성된 원본 전체인 라틴어 텍스트를 포함하고 있다.


    이성의 지식 산출 수단은, 비코 왈, 사물(事物)이 합성되거나 만들어지는 방식 찾아내기다. 이성은 사물의 구성 요소들과 그것들 사이 관계 방식을 규정한다. 세상을 창조한 신한테, 만들기와 알기는 동일한 것이며, 신의 지식은 무한하다.

이는 모든 인간 진리들의 비교 기준이다; 말인즉, 인간 인지들 가운데 참(眞)인 것은, 우리가 가진 요소들을, 우리가 계속해서 무한히 산출하는 공준(公理)들로, 우리가 정렬시킨 것들이다; 우리는 이들 요소들을 합성하면서 그 결과로 알게 된 진리의 창조자가 된다. (Vico, 1710, Ch.I, par.III,2)**  

** 삐아제를 읽었던 이들은 삐아제의 관념들을 내다본 이러한 비범함에 깜짝 놀랄 것이다. 

    따라서, 인간 이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이성이 접근했던 소재, 즉, 경험 소재로 만들어진 사물들뿐이며, 바로 그 만들기를 통해 그 사물들에 대한 지식은 생겨난다. 내 아는 한, 비코야말로 <우리의 합리적 지식은 우리 자신들이 구성하고 있다>는 걸 모호하지 않게 진술한 최초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종교인이었기에 형이상학에도 발을 담고 있었다. 해서, 신비적 지식을 해명하고 싶었다. 그가 해낸 간단하며 동시에 효과적인 방식은 지식을 두 종류로 나누는 것이었다: 일상 경험과 과학 세계를 참작(參酌)하는 ‘합리적 지식’; 그리고 촉지(實存) 가능한 세계 너머 있는 전부를 참작하는 ‘시적 지혜’.
 
    합리적인 것은 ‘통속어’로 표현될 수 있기에, 비코는 통속적 단어를 써서 경험적 사물들과 그것들에서 추상된 관계들을 지시했다. 이와 반대로, 시적인 것은 합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권역 너머를 가리키는 은유(隱喩)로 표현된다. 그는 명확히 말하길:

영(靈)적인 것[spirituality:靈性]에 대한 우리 이해를 말하려면 … 반드시 우리 상상력에 기대, 화가들처럼, 그에 대한 인간 이미지들을 만들어 설명할 수밖에 없다. (Vico, 1744, par.402) 

    그 어떤 노고도 마다하지 않고, 비코는 <인간 문화 초기의 모든 추상적 지식>은 시적 은유, 우화를 써서 표현되었다는 걸 보여주었다.** 
   
   ** ‘간단히 말해’, 비코 왈, ‘모든 은유는 우화다’ (1744, par.404).
  
    조이스는 비코의 사례들 중 하나를 피네건스 웨이크를 쓸 때 골랐다. 비코는, 천둥은 무서우며 설명 불가능한 것이었음에 주목했다. 그것은 하늘에서 왔으며, 그 기원은 탐구될 수 없었다. 고로, 그 고대인들 생각에, 초인적 권능, 신은 하늘에 거해야 했다(ibid. par. 377). 이렇게 하늘은, 초인적 권능들의 거처가 되었기에, 일상 경험에서 귀납을 써서 모아진 설명들로는 해명될 수 없는 사물들의 기원이 되었다. 

    그와 같은 상상적 발명을 비코가 ‘은유’라 칭한 건, 그것은 오직 <한쪽만 접근 가능한> 유추(類推)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 인간들도 그들이 사는 동굴 밖으로 밀쳐낸 커다란 바위가 산등성이 아래로 구를 때 천둥 비슷한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이어, 천둥도 유사한 방식으로 반드시 그 원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상상했다 (ibid. par.444). 하지만, 그러한 유추는 검사 불가능한 경험-너머로 투사된 당연시일 뿐이다. 그것은 가설이 아닌 우화였다. 그와 같은 우화(寓話)들이 세대에서 세대로 반복되며 상호 조율될 때 신화(神話)는 창조되고, 시적 상상력의 그 기원은 잊혀지기에, 그 신화는 실제 경험에서 누군가 추상해냈던 지식(知識)으로 간주된다.
 
    비코한테는 그밖에도 많은 획기적인 생각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기하학은 점 하나를 발생시키는 기본 심적 조작에서 구성된다고, 그리고 이 조작은 시간(時間)의 찰나(刹那) 발생 조작과 같은 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삐아제의 생각들을 예지했다: <발달은 항상 단계들로 기술될 수 있으며, 인간 마음은 모르는 건 자신한테 익숙한 개념에 동화시킨다>. 한편, 내 생각에, 관념 분석에서 그의 가장 강력한 공헌은, <경험에서 유추에 기초한 은유>와 <사건과 물을 유추라는 수단으로 불가지(不可知)로 투사시키는 신비주의자(또는 형이상학자)의 시적 은유> 사이 명확한 구별을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선명한 구별에도, 비코의 종교적 신앙은 흔들리지 않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형이상학에 대해 많은 말들을 했다. 버클리와 똑같지는 않지만, 인간 합리적 구성물에 불멸의 타당성(實效性)을 부여하고자 했던 점에서는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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