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RC(1995)의 주제어 색인에 기초해서, 주제어에 따라 번역문들을 정렬, 연결한 것들이다.

기하학적 점(A Geometric Point)

2014.08.10 19:06

나공 조회 수:540

        기하학적 점 
 
우리의 선생께서 기하학의 출발선에 우리를 서도록 했던 방식에 관한 생생한 기억을 나는 갖고 있다. 그는 분필을 들어, 칠판에 작은 둥근 점 하나를 찍고, ‘이것이 점이다’ 하고 말했다. 그는 잠시 주저하다 다시 그 점을 주시하며, ‘음, 점은 여하한 크기(延長)도 갖지 않으니, 이것은 진짜 점은 아니지’ 하고 말했다.

    이어, 선에 대해 그리고 기하학의 여타 기초 개념들에 대해 말했다. 불편한 맘은 남아 이어졌다. 우리는 모래알들, 또는 햇빛에 비친 먼지 알갱이들을 생각했으나 그것들이 작기는 하지만 여전히 어느 정도 크기를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점은 무엇인가?

    그 의문은 수업 진도를 따라잡으려는 우리의 고투 속에 묻혔지만 잊혀진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그것을 덮었던 여하한 구성물들 아래서도 풀리지 않은 채 맺혔고 떨어져 나가지도 않았다. 이어진 몇 년의 교과 과정에서, 그것은 또 다른 몇몇 거북스런 거품들 속으로 합쳐졌다. 우리가 무한수열, 극한들, 그리고 미적분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매우 작은’에서 무(無)로 이어지는 논리적으로 부드러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잠자코 있었다. 우리는 제논의 아킬레스와 거북 이야기는 재미있는 역설이지만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수학을 좋아하기로 맘먹었다. 그렇지만, 상당수 내 학우들은 수학을 우스꽝스런 게임 정도로 치부했다. 그 일부가 제시된 방식을 생각하건데, 그들 반응이 부당한 것이 아니었다.  

    회고컨데, 수십 년 후에야, 나는 그 선생께서 단 하나의 설명으로 그 모든 당혹스런 의문들을 해결했을 수 있었던 여러 번의 계기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기하학 수업의 점에 대한 에피소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선생께서는 용어 ‘정삼각형’을 소개했다. 그 시절에는 칠판에 그릴 때 나무로 만든 자와 삼각형들을 썼다. 선생께서는 그 진귀한 것들 가운데 하나를 집어 학생들한테 보여주었다. ‘이것은 세 변의 길이가 다 같기 때문에 정삼각형이다’. 그것을 들어올리며, 그 모서리들 가운데 하나가 부러진 것에 주목했다. ‘조금 망가졌네’, 그리고 말하시기를, ‘여러분이 이 사라진 모서리를 상상한다면 그것은 정삼각형일 것이다’**  점과 선에서 원뿔곡선 기하학과 정다면체들까지 기하학의 모든 요소들은 상상되어야 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할 가장 적절한 기회를, 그는 놓쳐버렸다. 선생께서는 기하학의 점, 선, 그리고 완벽한 삼각형들은 사물들이 아닌 개념들이기에 감각운동 세계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허구들이라는 설명을 할 수도 있었다. 선생께서는, 물리적 삼각형이 얼마나 정확히 절단되든, 설사 그 정밀도 표준을 아무리 끌어올린다 하더라도, 분명 그 변들은 완전한 직선이 아니며 그것들의 길이는 추정된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바를 이내 알아차리게 될 것이라고, 우리한테 말할 수도 있었다. 이어, 선생께서는, 수학은 - 실상, 과학 일반(一般)도 - 실재를 묘사, 기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을 조직할 때 시스템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었다. 나는 많은 학생들이 이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그리고 이러한 점들이 이해된다면, 수학과 과학 분야들이 조금씩 더 맘에 드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 나는 이 일화를 브레멘에서 개최된 물리학 배우기 국제 워크샵에서 사용했다(Glasersfeld, 1992b를 보라).
  
    제논의 아킬레스와 거북 이야기는 강력한 교수 도구로 쓰일 수 있다. 아킬레스와 거북을 물리적 대상들로 생각하고 둘 사이 거리가 아킬레스의 팔이 닿을 정도까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거북은 잡히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이산(離散)된 두 개의 기하학적 점으로 생각할 경우, 그들 사이 그 간격이 얼마나 자주 반 토막씩 잘리든 그와 같은 크기(延長) 없는 더 많은 점들을 구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킬레스라 불렸던 점은 거북이라 불렸던 점을 결코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그밖에 허다한 경우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역설은 자신을 발생시켰던 <숨겨진 개념적 양립-불가능성>이 표면화될 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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